2008.04.14_blabla #10

from blabla # 2008/04/14 23:35
2008.04.14

외출준비 ♪

난 다림질을 잘한다.
의경이라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 부대는 보직의 개념이 없었지만 이상하게 난 다림질을 잘했다.
그래서 지휘관이나 고참들 옷은 내가 거의 전담으로 다렸었고,  내가 말년 수경이 되었을 때는 내 옷은 내가 직접 다렸었다. 내가 다림질을 많이 했었기에 애들 귀찮은 것을 뻔히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, 근무 나갈 때마다 굳이 옷 다릴 필요가 없었는데 매일 다리라고 시키기도 귀찮았고, 무엇보다 애들이 다려논 내 옷을 볼 때마다 짜증이 났기 때문이다.

지금 생각하면 별 일 아니지만, 기껏 줄 잡아놓은 것을 두줄씩 잡아놓으면..
왜 이걸 이렇게 밖에 못 할까라는 생각이 들고 짜증이 났었기에 아예 신경 안 쓰기위해 내가 하는 방향을 선택했고,
그 선택은 지금도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. 서로 좋은 방향으로 선택한 것이니까.

옷을 다리다가 잠깐 딴 생각을 하다보니 실수로 주름을 잡아버렸다.
잘하는 일도 잠깐이나마 한눈을 팔거나 긴장을 풀면 실수를 하게 되는데, 능숙하지 못한 새로운 것을 배우는 중에 긴장을 풀고 있으니 잘 될리가 있나. 아직은 위기의식이 없어서 긴장감이 제대로 들지 않나보다.
몇달전에는 기회가 있으면 열심히 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, 그 몇달 뒤에는 이렇게 나태한 모습이다.
그래서 사람은 간사하다고 하나보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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